삼성화재, "‘가변제한 속도 표지’ 운영 시급"


[보험매일=방영석기자] 안개 낀 날에 교통사고 치사율이 급증하고 있으나 가시거리에 따른 속도 감속 규정은 운전자 재량에 맡겨지고 있어, 사고율 감소를 위해 ‘가변제한 속도 표지’ 운영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개 낀 날 교통사고 치사율, 맑은날 4.5배
9일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의 '안개구간 주행속도 및 교통사고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소 조사 결과 안개 낀 날의 교통사고 1,000건당 사망자 수는 9.9명으로 맑은 날(2.2명)과 비교해 치사율이 4.5배로 급증했다.

이는 교통사고 치사율이 높다고 알려진 비 내린 날(2.8명)과 흐린 날(3.8명)과 비교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임채홍 책임연구원은 "안개가 끼면 운전자의 시야 제약으로 교통흐름이 불안정해지고 차량 간 속도 편차가 커진다"며 치사율이 높아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도로교통법 상 운전자는 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가 되면 주행 속도를 평소의 50% 아래로 감속해야 하지만, 가시거리에 따른 속도 감속 재량이 운전자에게 부여되고 있어 교통사고 방지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원이 ‘인천공항 고속도로 안개 발생일 차량 주행속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도로교통법 기준을 충족하는 감속차량은 전체 2만8,000대 중 41대에 머물러 0.15%에 불과했다.

특히 가시거리가 감소하더라도 저속차량(주행속도 하위 15%)은 속도를 맑은날 91.4Km/h에서 72.7Km로 20% 감속했지만, 고속차량(주행속도 상위 15%)은 맑은날 116.1km/h에서 109.1km/h로 6% 감속해 고속주행차량의 사고 발생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구원이 국토교통부의 ‘도로구조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계산한 결과 도출된 안전 속도 기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규칙에 따르면 운전자는 정지거리를 고려해 가시거리 150m이하일 때 80km/h이하, 100m이하일 때 60km/h 이하, 50m이하일 때 40km/h 이하로 주행해야 한다.

◇“가변 제한속도 표지 제도 조속히 시행해야”
이에 따라 연구원은 정부가 안개 낀 날 급증하는 교통사고 사망률을 개선하기 위해 가시거리에 따른 속도 제한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다수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의 감속 기준과 실제 안전속도의 괴리에서 나타났기 때문에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가변 제한속도 표지 제도’ 시행을 통해 운전자에게 표준화된 감속 기준을 안내해야 한다는 것.

임 연구원은 "안갯길 교통사고의 51.4%가 10~12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안개 다발 구간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최고 속도를 낮추는 '가변 제한속도 표지'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보험매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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